이승만 반일 정권: 덧붙이는 글

이승만 반일 정권

 덧글중에 자신의 의견이 있으면 트랙백으로 닮이 옳다는 글을 보고 몇자 적어 올려본다.

 우선 sonnet님의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승만 정권은 반일 정책을 시행했다는 점에서 친일 정권이라 부를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sonnet님의 논지에 동의한다. 그리고 이 글은 이번 논쟁의 핵심사안이라고 할 친일파 논란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담고 있다. (마음같아서는 자료를 찾아 올리고 싶으나 게으름, 시간적 부족 등으로 그런 영양가있는 글은 올리지 못해 아쉽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키치너님이 덧글에
 "이번 포스팅에 반응이 이렇게 엇갈리는 이유는 참 재미있게도, 많은분들의 '역사'를 "개똥™"으로 알고 있는 탓으로 보입니다. 법학, 의학, 생물학, 물리학를 기본적인 팩트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런 격렬한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요? 아니겠죠. 역사? 쉬운거 아닙니다. 뭐, 굳이 역사뿐만이 아니겠습니다만, 모르는 것에 대한 논쟁에 끼고 싶으면 적어도 논쟁에서 나타나는 사실관계 확인은 스스로 해봐야 겠죠. 그걸 못하겠으면 그냥 구경이나 하시고." 라고 하셨는데, 참 나도 많은 부분에서 찔린다. 이점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반성하고 있다.)

 1. 친일 지배세력 가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설이 있다.

 "친일파들이 해방 이후 반공의 기치를 들고 미군정과 이승만 독재정권에 기생하여 살아남은 뒤, 박정희와 전두환 등 독재정권에 협력하여 위로는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추구하고 아래로는 민중들을 수탈하였다. 현 지배층도 친일파의 후예들로 그들의 죄과를 반성하기는 커녕 친일행위를 옹호하기에 바쁘고, 아직도 민중을 수탈한 자신들의 조상들을 답습하고 있다."

 나는 이 가설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말할 생각이 없다. 다만 이 가설이 올바른 하나의 이론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제조건을 먼저 밝힐 필요가 있다. 이는 원글과 덧글에서 sonnet님도 줄기차게 지적하는 사실인데

 1. 어디까지를 지도층으로 볼 것인가.
 2. 누구를 친일파로 분류할 것인가.
 3.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상류층 중 과연 몇 명이 자신, 혹은 자신의 조상이 친일파였는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친일파 중 몇 명이 대한민국 상류층으로 진입했느냐가 아니라 대한민국 상류층 중 몇 명이 친일파였거나 친일파의 자손이냐는 것이다. 위의 가설은 중요한 전제를 하나 깔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 지도층=친일파+친일파 후손이라는 것인데 이것이 참임을 밝히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상류층의 친일 비율을 규명해야 한다. 가령 해방직후 거물급 친일파가 100명이었고 그들 중 90명이 한국사회의 주류에 편입했다고 가정하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친일파가 아닌 한국사회의 상류층이 9910명이라면, 친일파중 상류층이 된 사람은 90%이지만, 상류층 중 친일파는 1%에 불과하다. 즉, 극소수 상류층 중 친일파인 사람들은 있지만 상류층 전체를 친일파라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전제 3은 반드시 밝힐 필요가 있다. 

  2. 친일파를 어떻게 볼 것인가

 결론부터 말해 친일파는 '나쁜' 사람들이다. 즉, 도덕적 비판을 받아 마땅한 자들이라는 것이다. 친일파는 일본의 지배체제에 봉사하여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도와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행복권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도덕적 판단이 친일파에 대한 견해의 전부를 이루어서는 안 된다. 우선 친일파들에 대한 양면적 평가가 필요하다. 친일파들은 일제에 부역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해방 직후 정부의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친일파에 대한 전향적 평가를 할때마다 "그럼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거냐?"라는식의 비판이 나오곤 하는데, 나는 그들에게 면죄부를 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친일파에 대한 복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김성수는 친일분자였다. 라는 단선적 평가보다는, 김성수는 친일분자였지만, 동시에 경제와 교육 발전에 공헌하였다. 라는 식의 양면적 평가가 더 타당하다고 본다. 

 3. 친일파에 대한 감정이입

 친일파를 싫어할지,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바라볼지는 개인의 자유이다. 그러나 개인의 감정이 학문적 연구나, 사회적 토론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개인의 감정이 엄연한 사실을 뒤집거나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일전에 서울대 이영훈 교수나 토론프로에 참여하여, 일본 위안부에 대한 기존의 통념은 문제가 있다-실제로 이들은 취업사기에 당한 인신매매 피해자들이다. 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반대편의 패널이 이 교수에게 위안부를 자발적 부역자로 본다고 비난했고, 그날 방송이 끝난 직후 이영훈 교수는 숱한 비난에 직면했을 뿐더러 최근까지도 친일파가 아니냐는 논란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물론 이영훈 교수의 의견이 틀렸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학자들이나 혹은 학자들에 준하는 지식을 갖춘 일반인들이 논리적인 근거를 갖춰 반박하면 되는 일이다. 자신과 학설이 다르고 그것이 자신의 감정에 상한다는 이유로 해당 인물을 비난하는 행동은 비합리적이며 잘못되었다. 이번에 sonnet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듯하다. 나는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조사해본적이 없어, sonnet님의 말이 얼마나 옳은지는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다. 실제로는 sonnet님의 의견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논리적 비판과 토론의 대상이지, sonnet님을 인격적으로 공격할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reske | 2008/08/17 19:49 | 무거운 이야기 | 트랙백 | 덧글(7)

트랙백 주소 : http://reske.egloos.com/tb/71635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ellouin at 2008/08/17 20:03
1. 바로 이 친일 지배세력 가설을 나는 믿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참 놀랍게도 이 가설에 더울 불을 붙이고 의혹을 점층시키는 정치세력이 있습니다. 바로 "한나라당"입니다.

만약 일본강점하 극렬 친일 세력이 현재에 있어 소멸한 세력이라면, 그냥 역사책 몇줄 더 쓰는 정도의 친일 진상 규명에 왜 저렇게 극적으로 반대를 하는지(정치인으로써의 인기를 포기하고) 알 수 없습니다.

보통 정치인을 움직이는 것은 몇가지가 안되는데, 그 중에는 표나 돈 같은게 있지요. 표는 아닌게 명확하니 그렇다면 돈일까요.
http://ydhoney.egloos.com/3866979


2. 친일파에 대해서는 도덕적이 아닌 법적인 규정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친일파가 법적으로 위법규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걸 규정한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법적인 규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상기 잡음이 발생합니다.
양쪽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체가 법적으로 분명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3. 논리와 정서

논리의 근저에는 정서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논리의 싸움은 정서적 여파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도 같습니다.

이번 논의를 보면서 일부 분들이 "망콘콘"이라는 사람을 똥으로 비유하면서 인격적으로 공격을 했는데 그 것이 분위기를 가열시킨 것으로도 보이고, 또한 그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Commented by reske at 2008/08/17 22:17
1. 한나라당 의원들이 왜 저 법안에 반대했는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재산환수 반대=친일파 라고 보기에는 연관성이 별로 없어보이네요. 게다가 국회의원들이 상류층 전원을 대변한다고 보기도 어렵고요.

2. 저로선 왜 친일파가 법적인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ellouin님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왜 친일파 법이 필요한지를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Commented by ellouin at 2008/08/17 23:10
1.
저도 참 알고 싶습니다.

오히려 법안 가결을 통한 정부의 위신상승을 막기 위해서라면, 한나라당이 선수쳐서 더 먼저 더 삐까뻔쩍하게 친일청산 법안을 낼 수도 있었겠지요?

그렇다면 인기도 얻고, 그것도 못한 정부를 깔 수 있으니 이것이야 말로 일타쌍피군요.


2.
친일파가 왜 법적인 규제를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 잘 모르신다라.....

오우 지쟈스 이건 슬픈일입니다.

이건 성공한 사기꾼은 죄가 없다라거나 성공한 기만은 무죄다라는 이야기인데, 사회 속 우리네 삶이 그렇게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법전에는 그건 유죄다 써 있거든요.

심지어 이적행위 의도만 있어도 죄인으로 규정짓는게 한국법인데,
친일 반민족 행위가 법적인 규정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좀 충격입니다.
ㅎㅎㅎㅎㅎ

친일파 중에 누가 욕을 먹어야 하고, 누가 욕을 안먹어야 하는지,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극렬 친일파라고 부를 수 있는지,
를 규정하여 친일파의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많은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서라도 법적 규정은 필요합니다.^^
Commented by 눈팅만 at 2008/08/18 10:15
ellouin/ http://ydhoney.egloos.com/3866979 사실관계가 많이 틀려 보입니다.
1. 16대 -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 - 당시 법안 상정 문제로 여야가 국회에서 대치
17대 -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2005년 12월 8일) 한나라당의 의원 본회의 전원 불참, 155명 투표 155명 찬성 가결
- 일부개정법률안 - 한나라의원중 9명 반대. (2006년 8월 29일) 재석 236명 중 찬성 222명 반대 9명 기권 5명으로 통과
Commented by reske at 2008/08/22 23:58
1. 어쨌거나 왜 친일파 관련 법안이 부결되었는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정황증거만으로 이렇다저렇다 말할수는 없다는 겁니다.

2. 친일파도 다 죽은 시점에서 친일파들에 대한 직접적 처벌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연구활동을 통해 친일행위의 진실을 밝힐수는 있겠지만, 이미 법적 처리가 가능한 시점은 지나버린 겁니다.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8/18 15:17
'친일파'라는 단어가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제 예전 포스팅에 달아둔 덧글을 다시 한 번 옮겨보자면...

"'親日派'라는 단어는 1) '친일'의 정도를 따지지 않고 뭉뚱그려 그들을 악인으로 몰아버리고, 2) 행위자들을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귀속시켜버리면서 2-1) 역시 그들 모두를 한통속의 악인으로 몰아버리고 2-2) '개인'이 아니라 '집단'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그들에 대한 비판을 좀 더 쉽게 만들어버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판의 중점이 '친일의 정도'에 있다면 '적극적 친일행위자'로, '식민지 시기 당시 고문·밀고 등 한국인들에 대한 탄압이나 인권침해'에 있다면 '식민지시기 반민족·반인륜 행위자'정도가 적합하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친알파'라는 간결한 단어가 가지는 함축성이나 강렬함이 부족하군요."

저 문제의식은 아직도 동일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을사오적과 이광수, 박정희를 똑같이 '친일파'라고 매도해야 하는가... 라고 고민해보자면 좀 고민됩니다.
Commented by reske at 2008/08/22 23:59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친일파 논란이 자주 무책임한 군중심리와 맞닿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그사람들이 잘못한건 맞지만..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