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시지옥의 진실을 알려줄까?

 0. 답부터 알려주고 시작하지 뭐.

네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1. 인생설계는 어떤지 알려줄까?
 초등학교: 아직 어려서 당장 공부할 때가 아니므로 논다.
 중학교: 청소년기의 추억을 쌓아야 하므로, 이성에 눈을 뜨는 시기이므로 논다.
 고등학교: 공부하느라 힘드니까 논다.
 대학교: 청춘을 즐기기 위해서 논다.

 2. 계절별?
 겨울: 방학이니까 논다.
 봄: 새학기도 시작되고 새친구들도 생겼으니까 친해질 겸 논다. 날씨도 좋네.
 여름: 방학이니까 논다.
 가을: 날씨도 좋고 시험도 끝났으니까 논다.

 3. 학교에서는 어떻게 생활할까?
 아침자습시간: 전날 게임하느라 늦게잤으므로 잔다.
 1교시: 아직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 잔다.
 2교시: 선생 수업이 지루해서 잔다.
 3교시: 아직도 너무 많이 남은 수업시간이 절망적이어서 잔다.
 4교시: 배고파서 잔다. 
 점심시간: 휴식시간이므로 논다. 단거리 달리기 경주나 축구를 한다.
 5교시: 식곤증이라서 잔다.
 6교시: 아무 이유 없다. 그냥 잔다.
 7교시: 마지막 교시라 힘들어서 잔다.

 4. 고3때는 어떤지 알려주리?
 3월: 3월이라 새친구들도 만났으니까 친해질 겸 논다. 공부는 나중에 하면 된다.
 4월: 공부량이 슬슬 늘어나므로 힘드니까 스트레스도 풀겸 논다. 중요한건 노는 시간이 공부시간보다 많아야 한다는거.
 5월: 중간고사도 봤고 날씨도 따뜻하고 하니까 논다.
 6월: 6월모의고사를 봤으니 기념할 겸 논다. 이젠 돈독해진 친구관계를 즐기면서 논다.
 7월: 1학기도 끝났고 여름방학이니까 논다.
 8월: 독서실 끊어놓고 나와서 논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 봤으니까 피로도 풀겸 논다. 
 10월: 점점 시간은 가고 성적은 안오르고, 불안해서 논다.  
 11월: 포기하면 편하다. 포기하고 논다.
 12월: 수능이 끝났으니까 기념으로 논다. 
 1월: 겨울방학이니까 마지막 방학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논다.
 2월: 졸업도 했고 삼류대학에도 붙었고 이젠 나도 어른이니까 논다.
 3월: 이제 대학생이니까 제대로 놀아봐야 하니까 논다. 

 5. 물론 이건 어느정도의 과장은 섞였다. 아마도 상위 1%에 속하는 잘난 친구들이나 특목고 학생들은 이렇게 안 살 것이다. 그렇지만 젊은 사람들은, 특히 졸업한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알 것이다. 물론 학생들이 공부를 전혀 안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때문에 하고싶은것을 못하는 측면도 어느정도 있겠지. 하지만 소위 진보적인 지식인들이 떠들어대는 "입시지옥론"과 규제 좋아하는 정치인들이 떠들어대는 것을 액면 그대로 믿는건 어리석다는 거다.

by reske | 2009/07/19 08:46 | 학교와 공부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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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토르끼 at 2009/07/20 03:12
인생은 어떻게든 노는 것으로 이루어져있다

ㄷㄷㄷ
Commented by 이거슨 at 2009/11/08 11:22
왜 입시지옥이란 말이 나오는지 몸소 느껴보지 못하셨군요. 적어도 상위 25% 정도는 저렇게 해서 '절대로' 그 성적대로 나올 수 없습니다. 이건 이 글에 대한 약간의 변론입니다. 대한민국 교육이 '지옥' 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당신이 말한 것 처럼 학생들의 생활을 단조롭고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이겠죠. 학생인 당사자는 '별 일 없이 산다' 라고 느끼겠지만 분명 시간이 지나면 꿈도 열정도 없던 자신을 후회하게 되겠지요. 교육 시스템이 이따위인 이상 학생들에게 그 이상의 것을 바란다는 것이 이상한겁니다. 하기 싫은것 억지로 붙잡아 놓고 시켜놓으면 절대 안합니다. 하는게 이상한 겁니다. 미래에 자신이 힘들게 살아갈 사회에 대한 실감도 없고 꿈도 없는데 무슨동기로 공부를 합니까? 학생을 비판하려문 우선 이 사회의 시스템을 비판한 다음 하세요. 정말이지 불쾌하기 짝이없는 글이네요.
Commented by 이거슨 at 2009/11/08 11:39
우리나라의 교육이란 인간을 '생산하는 기계' 로 만드는 교육입니다.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고통만이 고통이 아닙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부터 썩어가는 고통또한 굉장히 심각한 고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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